월요일, 6월 24, 2013

애꾸눈 소녀


애꾸눈 소녀 - ★★★★★ (5/5)
저자 마야유타카
그녀의 외눈은 진실을 꿰뚫어본다! 
폐쇄된 마을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그린 마야 유타카의 본격 미스터리 『애꾸눈 소녀』. 오랜 풍습과 전설을 고집스레 간직해온 산속의 외딴 마을에서 벌어진 불가사의한 연쇄살인사건. 비취색 의안으로 진신을 꿰뚫어보는 외눈의 미소년 탐정의 활약이 펼쳐진다. 몇 번이고 뒤집히는 추리와 충격적인 반전이 흥미진진하다. 부모의 죽음에 얽힌 비밀에 충격을 받아 자살할 결심으로 스가루 마을을 찾은 청년 다네다 시즈마. 그는 명탐정으로 유명한 어머니의 유지를 이어받아 탐정 수행을 하고 있다는 신비로운 소녀 미사사기 미카게를 만난다. 며칠 후, 마을의 여신 격인 ‘스가루’ 자리에 오를 예정이었던 고토사키 가문의 첫째딸이 살해당해 목이 잘린 채 발견된다. 외부인인 시즈마는 순식간에 범인으로 몰리고, 미카게의 도움으로 위기를 넘긴다. 하지만 사건은 잇달아 새로운 희생자를 만들어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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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 작가 마야 유타카(麻耶雄嵩)의 대표작 중 하나인 애꾸눈 소녀(隻眼の少女, 척안의소녀)입니다. 
지인인 시엣님이 열심히 영업하시는 작가분이시기도 하구요. 저도 그 영업에 당한 것이었습니다! 무서운 사람!

이 책은 제64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제11회 본격미스터리대상등 화려한 수식어구를 달고있는 작품입니다. 기본적으로 짜임새있는 이야기, 그리고 마야 유타카의 별명은 파천황의 이단아, 절대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를 자랑합니다..

이 책을 다 읽고 덮을 때 느껴지는. 그냥 이단아라는 별명만으로는 와닿지 않는 특유의 느낌이 있습니다.
저는 괴성을 지르며 바닥을 굴러다녔는데(...) 동시에 엄청난 감탄을 하게됩니다.
근 몇년간 개인적으로 이 정도의 이야기는 처음이네요. 무척 만족스럽습니다.

부디 이 느낌을 한 사람이라도 더 느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자연스럽게 5/5점을 주게 되었습니다.



전체적으로 테마, 트릭(반전), 캐릭터에 대해서 이야기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어서 사소한 짜투리 이야기도 해보구요.

스포일러가 있는 부분은 붉은색으로 표시해두고 덮어둡니다. 예) 이런식으로
혹시 RSS등의 일반적인 웹브라우로 접속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원치않은 스포일러를 당할 수도 있습니다.
부디 주의를..


먼저 테마, 

역자 후기에도 나와있듯이 이 작품은 명탐정의 탄생에 대해서 다룬 작품입니다.
일반적으로 이야기에 등장하는 명탐정은 이미 완전한 존재이며, 사건을 단순히 해결하기만 하는.. 완결성을 가진 존재로 나타납니다. 그들은 이미 충분한 능력을 가지고있고, 그간 충분히 많은 사건을 해결해왔으며, 그 중 하나의 이야기가 보통 독자가 접하게되는 사건인 것이죠.
"어릴 적부터 셜록 홈즈나 긴다이치 고스케처럼 수수께끼를 화려하게 풀어내는 탐정을 동경했다. 다만 그들이 어떻게 명탐정이 되었는지에 항상 의문을 품고있었다"**
마야 유타카의 한 인터뷰에서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이에 대한  해답으로 『애꾸눈 소녀』를 제시합니다.

맨오브스틸, 배트맨 비긴즈, 아이언맨 등.. 영웅의 탄생을 그린 슈퍼 히어로물이 참 많이 나와있습니다. 각 이야기는 설득력있는 계기와 함께 각 이야기 나름의 각양각색의 영웅이 탄생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책도 결국 이런 계기를 통해 미사사기 미카게가 명탐정이 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더 비긴즈의 이야기가 되는 것입니다.

그의 대답은 굉장히 잔혹하고 폭력적이지만, 그렇게 최종적으로 시련을 넘고 대를 이은 명탐정이 태어나고, 앞으로 걸어가게됩니다. 그 전개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명탐정의 탄생과는 거리가 멀지만, 바로 이점이 이 소설의 핵심이 됩니다. 이 추리소설계의 이단아가 독자에게 '자 이건 어떠냐!' 하고 깔끔한 스트라이크를 넣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 스트라이크에 아웃당한 독자의 기분은.. 분하지만 나쁘진 않습니다.


트릭(반전),

스포일러를 포함하고있습니다.
이 소설의 트릭은 한마리도 말하면 '훼이크'입니다. 
단단히 준비하고 추리파트를 읽어본 독자일수록 뒷통수를 세게 맞게 되겠지요.(저처럼)
그야말로 독자한테 뒷통수를 팍! 팍! 때려주는 반전이었습니다.

1부, 2부로 나눠지는 이 이야기는 각각 문제편/해답편이었던 것이지요. 

그리고 1부에서 이루어지는 추리파트는 사실 다 훼이크였습니다.
하지만 탐정이 범인이어도 괜찮은 걸까? 녹스의 추리소설 작법 10계 중, 탐정이 범인이어서는 안된다는 항목을 어긴 것이 아닐까? 하지만, 정말 교묘하게도 이 책에서 1장의 미사사기 미카게는 탐정의 탈을 쓴 범인으로써 등장하며, 2장에서 진짜 탐정을 준비함으로써 이 작법또한 어기지않고 훌륭하게 독자의 예상을 깨버리는 것이었습니다.

당연히 읽는 독자는 추리소설의 시스템자체가 뒤틀려있었다는 사실에 배신감을 느끼게 되고 뒷통수를 팍! 맞는 느낌을 받게되는겁니다.


아니, 탐정이 범인이라니! 그 발상은 없었다!!


그리고 설마했던 그 의미없던 모든 배경, 인물 설명들이 전부 진짜 단서가되는 모습은..

어느 의미 예술에 가까운 반전이었습니다..

나무를 숨기려면 숲에 숨겨라?

이 책은 숲을 나무 주변에 둘러버리는 역발상을 취한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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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인물),

이 책을 읽은 사람이라면 동의 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 있지요.

미사사기 미카게 긔여어어!!!!!

캐릭터 조형이 참... 저는 보면서 라이트 노벨을 떠올렸습니다. 아니 이렇게 매력적인 캐릭터라니.. 제가 이 책을 읽으면서 트윗한 내용이 있는데,

자연스럽게 2D캐릭터로 연상해버린 것이었습니다...
보통 라노베를 보면 삽화라던가 표지 이미지에 의해 당연히 그런식으로 상상이되는것이 맞는데.. 일반소설(추리소설)을 보며, 그것도 삽화조차 없는데 자연스래 2D캐릭터로 연상될 정도의 인물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이외의 인물들은 굉장히 평범한 인물상을 보여주는데,
그래서인지 '탐정'이기 때문에 특별히! 라는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옷도 포함해서)


짜투리이야기


1. 미사사기 미카게의 옷.

작중에서 미사사기 미카게의 옷에 대한 묘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소녀의 옷차림을 보자 놀라움은 더욱 커졌다. 헤이안 시대에서 튀어나오기라도 한 걸까. 꼭 우시와카마루가 입었을 듯한 고풍스러운 복장이다. 아마도 스이칸이라고 부르는 옷 같은데, 윗도리는 새하얗고 얄찍한 천으로 되어있고 목덜미를 둥그렇게 덮는 옷깃이 오른쪽 어깨 언저리에서 끈으로 고정되어 있었다. 양쪽 어깨 부분의 틈새로 빨간 홑옷이 살짝 내비쳤다. 넓게 펼쳐진 소맷부리에서 흰색 끈이 아래로 드리워져있고, 가슴과 팔꿈치에는 짙은 보라색 술장식 두 개가 나란히 매달려 있다. 옷자락은 앞으로 늘어 뜨렸는데, 그 아래로 보이는 빨간 하카마는 발목 부근을 묶었는지 낙낙하게 부풀어올라 있었다. 발에는 버선과 가검은 가죽신을 신은 듯했다. 그래도 에보시는 쓰지않았고 대신 길고 윤기나는 흑발을 목뒤에서 흰색 천으로 한데 묵었다.
뭔가 정말 열심히 설명해주셨는데.. 솔직히 저 이야기만으론 저는 전혀 떠올릴 수 없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이미지 검색을 해본 결과, 스이칸이란 옷은 다음과 같은 옷이었습니다.

***

기본적으로 위에 나타난 의상과 같은 모습입니다. 모자는 쓰지 않았다고 햇으니 옷만 보시면됩니다. 홑옷이 빨간색이라고 했으니 대충 다음과 같은 이미지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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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이미지는 하카마를 치마로 개조한 스타일이므로 컬러링과 상의부분만 보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위 이미지를 찾다가 발견한 일본판 표지.


평범하게 이대로 냈으면 어떤 스타일이었을지 바로 알았을텐데 말입니다...
(우리나라판 표지는 이 페이지 최상단에 있습니다.)

2.배신감
스포일러를 포함하고있습니다.
1부가 끝나고 2부에서 주인공이 기억상실에서 돌아오면서 미사사기 미카게의 정보를 찾아볼 때 그녀가 이미 죽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저를 포함한 독자들은 아마 약간 실망할 겁니다.
개인적으로 좀 아쉽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고,.. 시무룩..해져있는 상태였는데
마지막 반전에서 정말 저 감정이 배신당한 느낌이 들었던 것이었습니다.

3. 거짓단서.
저는 168p 부근의 리조트 단지 건설과, 2차대전시 폭격을 받은 마을이다는 점, 정부와 연줄이 있어서 빠르게 복구되었다는 점등에서 용기사의 냄새를 맡았던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득의양양하게 '후후.. 이것도 보아아하니...' 라면서 마을에 정부의 주요 시설이 숨겨져있다거나..라던가로 오해해버린 것이었습니다... 용기사!!!

4. 어째서 머리를 잘랐는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있습니다.
이건 제 판단에 누설이라고보기엔 얕다고 생각하긴하는데.. 
처음읽는 사람의 재미를 저하시킬수도 있으므로, 일단 가렸습니다.
듣기론 이작가 자체가 그냥 머리를-_-자르는 방식을 좋아한다고 들었는데,
그럼에도 일단은 개연성이 기본이되는 소설 작가이기 때문에 소설에서 머리를 자르는 이유에 대한 정당성을 마련해줄 거라고생각했습니다. 근데 끝까지 안나오는 걸로 봐서, 제가 놓쳤나? 라고 생각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충격적인 살해 방법으로 범인이 무자비한 인간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던 걸까요..?

5. 아쉬운 점
5.1. 2부에서 미사사기 미카게는 죽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밝히고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진범이 등장할 때까지 그녀가 살아있다는 단서는 나오지않는데요.
앞에서 힌트는 충분히 줬다..였을까요?
진범 등장시에 헉..!? 하는 느낌은 있었는데 동시에 머릿속에선 '그럼 그 때 그 복선들이 얘가 살아있다는 이야기엿나..!?' 라는 생각이 스쳐지나갔어야 하는데, 그냥 패닉..

5.2. 왜 안 후속작이요.. 아버지와 함께 미사사기 미카게가 명탐정으로 활야하는 모습을 보고싶은데.. 2010년 출간된 책이다보니 후에 활약하는 이야기가 나올수도있지않을까..! 하고 희망은 가져보지만, 이미 해당 저자가 애용하고있는 탐정 캐릭터가 몇명 있다는 이야기에 조금 기대를 접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미카게는 긔엽긔....





--자료 출처
* 다음 책 정보 (http://book.daum.net/detail/book.do?bookid=KOR9788954619028)
** 아사히BOOK 인터뷰에서( http://book.asahi.com/clip/TKY201106090224.html )
*** 라쿠텐 장터 ( http://item.rakuten.co.jp/omaturi/s8315/ )
**** pretty squares ( http://www3.coara.or.jp/~tic/doll/miko/miko8.html )

댓글 1개:

  1. 개인적으로 1부 미카게를 엄청 좋아했어서...후반부 반전에 대가리가 터진기분. 1부에서 끝내고 연작으로 이어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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